제2회 메이크섬 노이즈

EP.1 이번에는 어떤 섬인가요? 두 번째 이야기의 시작

신안 팔금도 전경

작년 가을, 팔금도에서 제1회메이크섬노이즈를 개최했다.

기획 단계에선 “이걸 진짜 하냐” 싶었고,

행사 당일엔 “이걸 진짜 하고 있네…” 싶었다.

채일봉 전망대에서 점심식사

도시락은 지역에 있는 한상가득 백반&보리밥에서 만들었다.

채일봉 전망대까지 도시락과 물을 우리 스텝들이 메고 올렸다.

대단한 음식은 아니었는데 그 자리에서 먹으니까 참가자가 좋아했다.

지역의 음식을 채일봉 전망대에서 먹게 하는게 내가 생각한 이 행사의 가장 중요한 킥이었다.

갑자기 도시락 배달조에 차출 된 스텝이 산 정상에서 내이름을 몇 번 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역 여성단체의 난타공연이 분위기를 확 뒤집었다. 그 뒤를 광주의 공연팀이 더 흥겹게했다.

유명한 가수가 온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다같이 손뼉 치고 있었다.

중간중간 팔금도 특산 새우도 뿌리고 지역에서 제공한 김치에 준비해 주신 수육과 갈파래국을 참가자에게 대접했다.

기대한 그림은 이거였으니까, 그날은 일단 성공한 셈이었다.

행사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이건 꼭 2회가 있어야 해요.”

고맙긴 했지만, 속으로는 ‘할 수 있으면 하지 나도 계속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솔직히 가능성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속마음은 2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1회는 우리가 세대어울림센터를 운영하던 시절이었고, 사업 목적에 맞는 예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운영 종료, 예산 없음, 없는 게 더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임자도에서 연락이 왔다.

예술파시 사업과 뭔가를 함께 해보자는 제안.

‘파시’는 예전에 신안에서 열리던 바닷장터다.

파시가 열리는 날이면 섬은 많은사람으로 북적였다고 한다.

임자도 민어파시

그 시끌벅적함을 사람으로, 예술 콘텐츠를 캠핑과 메이킹으로 살려보자는 취지인데,

듣자마자 느낌이 왔다. 이건 해볼 만하겠다고.

다시 기획을 시작했다. 아니 준비하고 있던 기획을 꺼냈다.

임자도 곳곳을 걸었고, 대광해변이 아주 예쁘다는 것도 알게 됐고,

그런 해변에 바다쓰레기가 꾸준히 밀려온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래서 아름다운 해변을 참가자들과 의미있게 플로깅을 하며 걷기로 했다.

맨발로 어싱도 하면 좋겠다 싶었다.

메이크 섬 노이즈 와서 재밌는 뭐라도 만든다, 이게 좀 우리 스타일이지 싶다.

메이킹 체험은 더 업그레이드한다.

각인하고, 캠핑템 만들고, 직접 손 쓰는 체험들.

대충 만드는 게 아니라, 예술 감성 좀 얹어서 진짜 갖고 다닐 만한 것들로.

그리고 메이크섬노이즈 하면 먹거리! 할 수 있는 만큼 잘 먹여 보내고 싶다.

임자도의 6월이니까 민어를 그냥 지나칠 순 없다.

민어 해체 퍼포먼스 + 시 낭송회.

시는 정적이며, 생선은 직접 보면 강렬하다.

민어라는 시를 듣고, 해체해서 맛보는 도파민 뿜뿜 어떤가.

공연도 넣었다. 축제라면 누구든 즐길 수 있는 구간이 있어야 하니까.

로컬에서 온 분들도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얘기.

이번 2회가 가능한건, 함께 해준 파트너들이 있어서다.

지역에서 먼저 손 내밀어줬고, 우리를 믿고 협찬해준 브랜드들도 있다.

협찬 제안서 만들 땐 솔직히 매번 고민한다.

이걸 누가 볼까 싶었지만, 다행히 봐주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 화 에서는 협찬 및 기프트 준비하는 과정을 얘기해 봐야겠다.